📝 AI로 블로그를 쓰며 만든 규칙 — 링크를 지어내지 않게 하는 법
AI에게 글을 맡기면 가장 위험한 건 문장이 아니라 출처입니다. 그럴듯한 기관명과 주소가 아무렇지 않게 섞여 들어와요. 실제로 겪은 사례와 그 뒤로 굳어진 네 가지 규칙을 정리했습니다.
2026년 8월 17일이 블로그의 글은 AI와 함께 씁니다. 초안을 받아 제가 고치고,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발행하는 방식이에요. 그렇게 몇 달 하면서 알게 된 게 있습니다. AI가 만드는 가장 큰 위험은 어색한 문장이 아니라 그럴듯한 출처였어요. 문장은 읽으면 티가 나는데, 존재하지 않는 기관명과 주소는 티가 안 납니다.
가장 위험한 건 틀린 문장이 아니라 그럴듯한 출처입니다
AI는 모르는 걸 모른다고 하기보다 자연스러운 문장을 만드는 쪽으로 기웁니다. 그래서 근거가 필요한 자리에 그럴듯한 것이 채워집니다. 있을 법한 기관 이름, 있을 법한 주소, 있을 법한 통계 수치.
이게 무서운 이유는 읽는 사람이 검증할 수 없다는 데 있습니다. 문장이 어색하면 독자도 의심하지만, “○○부 보도자료에 따르면”이라고 적혀 있으면 대부분 그냥 믿어요. 블로그 글에서 신뢰를 잃는 건 대개 이 지점입니다.
그래서 규칙을 만들었습니다. 글 쓰는 규칙이 아니라 근거를 다루는 규칙이에요.
규칙 1 — 확인 안 된 자리는 비워둡니다
가장 먼저 정한 건 이겁니다. 근거가 필요한데 확인이 안 됐으면, 링크를 넣지 말고 자리표시를 남길 것.
[출처확인: 보건복지부 — 연휴 문 여는 병의원 안내]
이렇게 눈에 띄는 표시로 남겨둡니다. 그리고 이 표시가 하나라도 남아 있으면 글은 발행하지 않습니다. 초안 앞머리에 draft: true를 붙여두고, 자리표시를 전부 실제 주소로 바꾼 뒤에야 false로 내립니다.
단순한 장치인데 효과가 큽니다. 비어 있는 게 눈에 보이니까요. 그럴듯한 링크가 들어가 있으면 그냥 넘어가지만, 대괄호가 남아 있으면 넘어갈 수가 없습니다.
한 가지 더 있습니다. 자리표시에는 무엇을 찾아야 하는지를 함께 적습니다. 그냥 “출처확인”이 아니라 어느 기관의 어떤 자료인지까지요. 나중에 찾을 때 검색어가 되기도 하고, 애초에 그 문장이 어떤 근거를 필요로 하는지 스스로 정리하게 되거든요. 적다 보면 “이건 근거를 못 찾겠다” 싶은 문장도 미리 걸러집니다.
규칙 2 — 확인이 안 되면 문장을 낮춥니다
자리표시를 채우려고 찾아봤는데 근거가 안 나올 때가 있습니다. 이때 선택지는 세 가지예요. 문장을 빼거나, 표현을 낮추거나, 억지로 아무 링크나 붙이거나.
세 번째는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대신 이렇게 바꿉니다.
전: 최신 버전에서 이 기능이 제외됐습니다
후: 제외되는 방향으로 정리되고 있습니다
단정에서 경향으로 낮추면 근거의 부담도 줄어듭니다. 정확도를 지키면서 문장을 살리는 방법이에요. 물론 확인이 되면 원래대로 단정해도 됩니다.
규칙 3 — 출처가 있어도 실제로 열어봅니다
이건 최근에 배운 겁니다. 웹 접근성에 관한 글을 쓰면서 명도 대비 기준을 표로 정리했어요. 세 줄짜리 표였습니다.
그런데 실제 지침 문서를 열어보니 그중 한 줄이 없었습니다. 국내 지침에는 없고 국제 표준 쪽에만 있는 항목을 섞어 넣었던 거예요. 출처를 달아뒀으니 확인된 것처럼 보였지만, 그 출처가 그 내용을 실제로 담고 있는지는 별개 문제였습니다.
그래서 규칙이 하나 늘었습니다. 링크를 붙였다고 확인된 게 아닙니다. 그 페이지를 열어서 해당 내용이 실제로 있는지 봐야 확인이에요. 특히 숫자와 항목 이름은 반드시 원문과 대조합니다.
출처의 급도 따로 봅니다. 정책이나 제도에 관한 내용은 정부 기관 주소를 우선하고, 정리가 잘 된 민간 페이지를 쓸 때는 그게 원 발행처가 아니라는 점을 감안합니다.
규칙 4 — 틀린 건 지우지 않고 표시합니다
발행한 글에서 사실이 틀린 걸 나중에 발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는 서버가 자꾸 꺼지는 원인을 전원 공급 문제로 짚어 글을 썼는데, 발행 다음 날 진짜 원인이 나왔어요. 케이스 전원 스위치의 접점 불량이었습니다.
이럴 때 조용히 고쳐놓으면 글은 깔끔해집니다. 그런데 안 그러기로 했어요. 대신 이렇게 남깁니다.
**[2026-08-04 수정]** 아니었습니다. 진짜 원인은 ...
날짜를 붙여 눈에 보이게 두는 겁니다. 이유는 두 가지예요. 먼저 이미 읽은 사람이 다시 왔을 때 무엇이 바뀌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틀렸다는 사실 자체가 정보입니다. 저처럼 잘못 짚을 사람에게는 “이쪽을 의심했는데 아니었다”가 결론만큼이나 쓸모 있거든요.
정리
네 줄로 남습니다.
확인 안 된 근거는 링크 대신 자리표시로 두고, 그게 남아 있으면 발행하지 않습니다. 근거를 못 찾으면 억지로 붙이지 말고 문장을 낮춥니다. 링크를 달았어도 그 페이지를 열어 내용을 대조합니다. 틀린 건 조용히 고치지 않고 날짜를 붙여 표시합니다.
AI로 글을 쓰면 확실히 빨라집니다. 그런데 빨라진 만큼 확인을 건너뛰고 싶어져요. 그래서 규칙이 필요했습니다. 결국 제 역할은 쓰는 사람이라기보다 이게 진짜인지 확인하는 사람에 가까워졌습니다. 코드를 맡길 때도 같은 결론에 도달했었는데, 글도 다르지 않더군요.